2025.12.20 - [심즈 세계관] - [심즈 세계관 이야기] 랭거랙 가족 (전:고혜원/현:케일린 랭거랙)
[심즈 세계관 이야기] 랭거랙 가족 (전:고혜원/현:케일린 랭거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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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랭거랙 가족 : 취집을 꿈꾸는 하루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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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일린은 요즘
자꾸 같은 결론으로 생각이 되돌아온다.
끌리는 사람은 셋이나 있는데,
정작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대런 드리머.
웃을 때마다 괜히 마음이 풀어지는 사람.
하지만 그는 케일린의 베프(딜런)의 남편이다.
선을 넘지 않아도 이미 선 근처라는 것만으로도
케일린은 스스로 를 말려야 한다.

다니엘 플래전트.
심즈2 때부터 이어진, 설명하기 어려운 관계.
두 아이의 아빠이자 메리수의 남편.
가장 위험하고, 가장 익숙한 사람이다.
그래서 더 피해야 한다는 걸
케일린은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로사리오 돈.
겉보기엔 유일하게 ‘임자 없는’ 남자.
하지만 문제는,이 남자에게 배다른 아들이 둘이나 있다는 사실이다.
안정감은 전혀 없고, 책임은 이미 넘쳐난다.
선택지가 남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전부 금지 구역이다.
케일린은 깨닫는다.
지금 그녀가 고민하는 건
‘누굴 선택할까’가 아니라
**‘어디까지 스스로를 합리화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라는 걸.
사랑은 여전히 필요하지만,
사랑만으로는 이 삶이 정리되지 않는다.

케일린은 잠시 화면을 바라본다.
“당신은 물건 보는 안목이 있는 것 같네요.
함께 벼룩시장에 가서 집을 장식할 걸로 고르는 걸 도와주겠어요?”
어쩌니…
하필이면 대런이다.
우연처럼 보이지만
이건 분명히 둘만의 시간이 될 수 있는 초대다.
그래서 더 곤란하다.
케일린은 손가락을 화면 위에 올렸다가 내린다.
거절하는 건 어렵지 않다.
핑계는 언제나 준비되어 있다.
하지만 문제는
거절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먼저 올라온다는 것이다.
‘물건 고르는 것뿐이잖아.’
‘잠깐이면 돼.’

벼룩시장은 해 질 녘이라 더 북적였다.
사람들 목소리와 음악, 물소리가 겹쳐서
잠깐의 침묵조차 또렷하게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케일린은 대런을 발견했을 때
반가움보다 먼저 묘한 긴장이 올라왔다.
보고 싶었던 얼굴인데, 막상 마주하니
어디까지 다가가도 되는지 다시 계산하게 된다.

말은 자연스럽게 오갔다.
별일 아닌 이야기, 요즘 날씨, 이 동네 이야기.
그런데도 이상하게
함께 있는 시간 자체가 계속 신경 쓰였다.
케일린은 스스로도 놀랄 만큼 솔직해지고 있었다.
“같이 있으면… 좀 이상해.”
그 말은 변명처럼 흘러나왔지만
대런은 그 의미를 충분히 알아들은 얼굴이었다.

잠깐의 망설임 끝에
케일린은 결국 그 질문을 꺼냈다.
괜히 웃으며, 너무 가볍게 들리도록.
“나, 매력 있어?”
말이 공기 중에 잠깐 걸렸다.
대런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 짧은 침묵이 오히려 답처럼 느껴졌다.


상처받은 척도, 더 묻지도 않았다.
“알겠어. 괜히 물었네.”
대런은 미안하다는 말을 덧붙였지만
이미 마음은 한 발 뒤로 물러난 상태였다.
그리고 그다음은 빠르기도 했다.

대화가 끝나자마자
대런은 더 말을 잇지 않았다.
시선도 오래 머물지 않았다.
짧게 고개를 숙이고는
그대로 사람들 사이로 걸어 나갔다.
뒤돌아보지 않았다.

케일린은 술이나 마셔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미쳤지.. 딜런의 남편에게..."
대런은 기분이 상한 걸까?
아니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더 빨리 자리를 떠난 걸까?
다행인 걸까, 불행인 걸까?

선을 넘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안도해야 할 텐데
그래서 오히려 더 선명해졌다.
닿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이 케일린은 조금 무서웠다.
대런은 철벽을 세운 게 아니라
아예 문을 닫고 나가버렸다는 걸,
그 뒷모습이 너무 분명하다.
그런데도 마음은 이상하게 더 끌렸다.
차라리 거절당했다면 덜했을 텐데,
아무 말 없이 떠나버리는 쪽이 더 잔인했다.
“환장해…”
케일린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래, 모르겠다.
오늘은 그냥… 술이나 마시자.”
바는 적당히 시끄러웠고
사람들은 각자 자기 밤에 취해 있었다.
케일린은 바에 앉아 칵테일을 한 잔 시켰다.

"여기 자주 와요?”
옆자리에서 말을 건 남자가 있었다.
채즈 골드스타인.
말끔한 옷차림에, 과하지 않은 웃음.
적어도 임자는 없는 남자였다.
“가끔요.”
“오늘은… 그냥 기분이 그래서요.”
케일린은 솔직하게 말했다.
이상하게도 채즈 앞에서는
계산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대화는 무난하게 흘러갔다.
일 얘기, 취향 얘기, 별거 아닌 농담들.
끌린다고 말하긴 애매했지만
‘괜찮은 사람이다’라는 생각은 분명히 들었다.
‘적어도 문제는 없어 보이네…’
그렇게 생각한 순간,
채즈가 웃으며 말했다.
“케일린은…
생각보다 솔직한 사람이네요.”
그 말에
케일린은 잠깐 멈칫했다.
“…그런가요?”

그리고 정말 어쩌다 보니,
분위기 탓인지
술기운 탓인지
아니면 오늘 하루가 너무 엉망이어서인지,
둘은 키스를 했다.
짧았고,
깊지도 않았고,
하지만 분명한 장면이었다.


그때였다.
시선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리자 거기엔 로사리오 돈이 서 있었다.
표정은 딱 하나였다.
기분 더러운 얼굴.
‘뭐야, 왜 저 표정이야?’
케일린의 머릿속이 먼저 반응했다.
아니, 이 사람은…
자기는 이 여자 저 여자 다 만나면서?
로사리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눈빛만으로 충분했다.
내로남불.
그 단어가 딱 맞았다.
케일린은 괜히 더 화가 나서
채즈의 손을 한 번 더 잡았다.
그렇게 채즈와는 짧은 작별 인사를 했다.
술기운도, 분위기도 여기까지면 충분했다.

그리고 결국 케일린은 다시 바에 앉아
로사리오 돈과 마주 보고 있었다.
아까 그 표정은 어디로 갔는지
돈은 먼저 말을 꺼냈다.
“아까는… 내가 좀 예민했나 봐.”
케일린은 잔을 한 번 더 기울였다.
웃음이 나올 것 같다가도, 솔직히 말하면 어이가 없었다.
“예민한 건 항상 너잖아.”
돈은 변명하지 않았다.
대신, 생각보다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
“네가 뭘 하든
내가 뭐라고 할 입장은 아니지.”

그 말이 이해인지, 포기인지,
아니면 또 다른 계산인지는
케일린도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이 사람은 늘 그렇다.
선을 넘나들면서도
결국은 모든 걸 이해해주는 척한다.
그러다 보면 이상하게 화가 풀리고,
이상하게 다시 가까워진다.

술잔이 비어가고,
말수가 줄어들고,
서로 너무 잘 아는 침묵이 찾아오면
결국 또 그렇게 된다.
어쩔 수 없는 건지,
익숙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정말 이 사람과는
끝이 정해지지 않은 건지.
답은 오늘도 나오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온 밤,
케일린은 불도 켜지 않은 채
침대에 몸을 눕혔다.
오늘 하루는
길었고, 복잡했고,
감정이 너무 많았다.
대런, 채즈, 그리고 돈.
세 사람 모두 다른 이유로 머릿속에 남아 있었지만
정작 함께 잠드는 건 언제나 혼자다.
천장을 바라보다가
케일린은 작게 한숨을 내쉰다.
“내일은… 좀 나아지겠지.”
확신은 없지만
그렇게 하루는 끝났다.

다음 날 아침,
케일린은 평소보다 조금 늦게 눈을 떴다.
문 앞에서 인기척이 났다.
채즈였다.
갑작스러운 방문에 잠깐 놀랐지만
어제의 분위기 때문인지,
문을 열어주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채즈는 어제보다 훨씬 차분했다.
술기운도, 가벼운 플러팅도 없이
그냥 사람 하나가 서 있었다.
“어제… 잘 들어갔어?”
“응. 생각보다 괜찮았어.”
괜찮았다는 말은
사실 반쯤 거짓말이었지만,
굳이 설명하진 않았다.

괜찮았다는 말은 사실 반쯤 거짓말이었지만,
굳이 설명하진 않았다.
몇 시간쯤 함께 있었을까.
이야기는 가볍게 흘렀고,
케일린은 문득 느꼈다.
이 사람은
누군가를 흔들기 위해 말하지 않고,
그냥 자기 속도로 곁에 있는 사람이라는 걸.

그렇게 채즈가 집으로 돌아가는 그때
로사리오가 문앞에 서있었다.
안에 불이 켜져 있는 걸 보고도
벨을 누르지 않았다.
로사리오는 잠시 서 있다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돌아갔다.

그리고 다음 날.
채즈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케일린, 나랑 데이트하지 않을래?”
대단히 로맨틱한 문장은 아니었지만
이상하게도 거절이 바로 나오지 않았다.
함께 있을수록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저녁 케일린 안에서 무언가가 바뀌었다.
늘 한 발 물러서던 자신이
이번엔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도망치고 싶지 않다.’
그 선택은 성격 하나를 바꿀 만큼 강했다.
깊은 관계를 피하던 케일린이
누군가에게 충실해지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다니.
“그래. 한 번은… 해볼 수 있지.”

다음날 채즈는 또 케일린을 찾아왔다.


"케일린 너와 약혼하고싶어.
청혼이 너무 빠르다는건 알지만 ... 날 허락해주겠니?"
그렇게 케일린 랭거랙은 채즈 골드스타인과 약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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