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0 - [심즈 세계관] - [심즈 세계관 이야기] 랭거랙 가족 (전:고혜원/현:케일린 랭거랙)
[심즈 세계관 이야기] 랭거랙 가족 (전:고혜원/현:케일린 랭거랙)
케일린 랭거랙 (Kaylynn Langerak)플레전트뷰 연애사의 가장 조용한 이름플레전트뷰에서 가장 많은 이야기가 오간 집은고스 가문도, 칼리엔테 자매의 집도 아니다.사실 그 모든 이야기의 가장 낮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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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일린 랭거랙은
이야기의 중심에 선 적이 거의 없는 심이다.
심즈 3에서의 그녀는
선셋 밸리의 한 가정에서 자라났다.
부모와 형제, 그리고 식물로 가득한 집을 들고 들어온 이모까지.
집은 늘 정리할 것이 많았고,
케일린은 자연스럽게 그 역할을 맡았다.
어질러진 것을 치우고,
남이 남긴 흔적을 정돈하는 일.
그건 어린 케일린에게 특별한 선택이라기보다
그냥 늘 그래왔던 일이었다.
시간이 흘러
이야기가 심즈 2의 플레이전트뷰에 닿았을 때,
케일린은 더 이상 가족과 함께하지 않는다.
그녀는 NPC 메이드로 등장한다.
이름은 남아 있지만,
기억은 남아 있지 않은 존재.
그리고 이 시점에서
케일린 랭거랙은
플레이전트 가문 서사의 가장 불편한 지점에 서게 된다.
그녀는
돈 로사리오와 연인이었고,
동시에 다니엘 플레이전트와도 관계를 맺고 있다.
두 남자 모두
각자의 삶을 유지한 채,
케일린과의 관계를 숨기고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케일린 자신에게는
그 어떤 ‘기억’도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랑은 분명 존재했지만,
기록되지 않았고,
그녀의 입장이나 선택은
언제나 설명되지 않은 채로 남았다.


심즈 4에서의 케일린은
조금 다른 위치에 서 있다.
더 이상 메이드는 아니고,
지금 그녀의 직업은 상점 직원이다.
물건을 정리하고,
진열대를 맞추고,
손님이 떠난 자리를 조용히 정돈하는 일.
역할은 달라졌지만,
삶의 리듬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에는
누군가의 집 안이 아니라
자신의 하루를 관리하고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그럼에도 사람과의 관계만큼은
여전히 단순하지 않다.
케일린은
심즈2 시절과 마찬가지로
돈 로사리오와,
다니엘 플레이전트와
사랑에 빠져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유저도 모르는 사이
트레비스와의 관계까지
‘사랑’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의도적인 선택이었는지,
자연스럽게 흘러간 감정이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케일린은 늘
모든 관계에 조용히 들어가 있었고,
그만큼 조용히 겹쳐 있었다.

집은 작고, 솔직히 말해 낡았다.
혼자 살기엔 딱 필요한 만큼만 있는 공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아침이면 특별한 일 없이 하루가 시작된다.
마당에 나가 고양이들과 놀아주고,
잠깐 웃다가도 다시 혼자가 된다.
고양이를 키우는 게 맞을까,
아니면 더 외로워질까.
요즘은 그런 생각을 자주 한다.

집 안으로 들어오면
식탁 하나, 의자 몇 개, 조용한 부엌. (인간적으로 좀 많이 낡긴했다.)
누군가와 함께 쓰기엔 비어 있고
혼자 쓰기엔 조금 넓다.
통장 잔고는 2만 시몰레온 남짓.
이 집과 이 돈이 전부다.
불안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요즘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이대로 괜찮을까’라는 질문이다.
취직은 했지만,
이 일로 인생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다른 계산을 하게 된다.

취집. (취직+시집)
말은 가볍지만, 생각은 가볍지 않다.
문제는 성격이다.
사람을 좋아하면서도
깊어지는 건 피하고 싶어지는 성향.
가까워질수록 한 발 물러나게 된다.
그래서 요즘은
사랑을 시작하기도 전에
끝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돈 많은 남자와의 삶,
안정적인 집,
다시는 이런 허름한 부엌에서
혼자 밥 먹지 않아도 되는 날.
그게 욕심인지,
생존인지 아직은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건,
지금의 케일린은
이 집에서 혼자
다음 수를 계산하고 있다는 것.

아침 조깅은 거의 습관이다.
운동이라기보다는, 스스로를 확인하는 시간에 가깝다.
거울 대신 유리창에 비친 몸선, 숨이 가빠지는 리듬,
아직은 괜찮다는 안도감 같은 것들.
몸 하나는 자산이라고 믿는 점에서
그녀는 돈과 꽤 닮아 있다.
관리하지 않으면 금방 값이 떨어진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집에 돌아와서는
일할 준비를 했다.
출근은 여전히 싫다.
하지만 싫다고 안 갈 수는 없다.
지금 가진 건 이 허름한 집과 2만 시몰레온,
그리고 오늘 하루 벌어야 할 임금뿐이다.
철문을 나설 때마다
이 집이 조금 더 작아 보인다.
언젠가는 이 문을
‘돌아오는 문’이 아니라
‘떠나는 문’으로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일은 무난했다.
손님 얼굴을 기억하고,
웃을 타이밍을 맞추고,
필요 없는 감정은 접어두는 일.
상점 직원으로서의 하루는
늘 비슷하게 흘러간다.

퇴근 후에는
요즘 핫하다는 레스토랑에 들렀다.
솔직히 말하면
식사보다 사람이 목적이었다.
누구 하나 말 걸어주면 좋겠다고,
괜찮은 남자 하나쯤은 걸리지 않을까 싶어서.
하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혼자 앉아 칵테일을 마시며
괜히 주변만 둘러보다가
시간만 흘려보냈다.
테이블 위 촛불은 예쁘게 타들어 갔지만
그 옆자리는 끝내 채워지지 않았다.
공쳤다.
완전히.
어떻게 하면 이 삶을 뒤집을 수 있을지,
그 생각만은 또렷해졌다.
취직과 시집을 동시에 해결하는 인생.
말은 쉬운데
방법은 아직 모르겠다.
그래서 내일도
몸부터 관리한다.
이게 지금 그녀가 가진
가장 확실한 카드니까.

퇴근하고 집에 바로 들어가기엔 뭔가 아쉬운 날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샌미슈노로 나왔다.
괜히 사람 많은 곳에 있으면, 운도 같이 따라오지 않을까 싶어서.
바는 생각보다 북적였다.
말끔한 셔츠에 무심한 얼굴, 딱 차도남 스타일의 남자들도 꽤 보였다.
오늘 목표는 단순했다.
하나만 걸려라. 대화 하나, 술 한 잔, 그리고 혹시 모를 가능성.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웃고 떠들고, 잔도 몇 번 오갔다.
케일린도 나름 잘 웃었고, 상대 반응도 괜찮아 보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상하게도, 끌리는 남자들은 하나같이 뭔가 있었다.
대화가 조금 깊어질 즈음
아내 얘기가 툭,
아이 얘기가 툭.
…아, 또야?
왜인지 모르겠지만
케일린이 자연스럽게 끌리는 쪽은 늘 이런 결말이다.
확인하고 나면 이미 늦은, 선 넘은 사람들.
잔은 비워졌고, 기대는 조금 식었다.
오늘도 큰 수확은 없었다.
샌미슈노의 밤은 여전히 화려했지만,
케일린의 자리에는 묘하게 혼자만 남은 기분이었다.
오늘도 공쳤다.
완전히.

그러다 우연히,
아니 사실은 전혀 우연 같지 않은 얼굴을 봤다.
돈이었다.
각자 목적이 분명한 밤이었다.
케일린은 케일린대로,
돈은 돈대로.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나왔을 텐데
결국 같은 바에 앉아 있다니.....
연인이라는 건 이런 건가 싶다.
같이 있어도 각자 계산기를 두드리고,
떨어져 있어도 시선은 겹친다.
돈은 아무렇지 않게 인사를 건넸고
케일린도 대충 웃으며 받아줬다.
“여기엔 왜 왔어?” 같은 질문은 하지 않았다.
굳이 묻지 않아도 답은 뻔하니까.
둘 다 오늘은
사랑보다는 가능성을 보러 나온 밤이었다.
누가 더 잘 꼬시나,
누가 더 여유로운 척하나
말 없는 신경전 같은 게 공기 중에 깔려 있었다.

그래도 결국
서로가 가장 편했다.
다른 남자들 앞에서는 계산하던 표정도
돈 앞에서는 조금 풀렸다.
오늘 밤,
계획은 또 틀어졌다.
꼬시러 나왔는데
결국 가장 잘 아는 사람 옆에 앉아 있으니.
이 관계가 안정적인 건지,
아니면 그냥 익숙한 건지
케일린은 아직 잘 모르겠다.
다만 분명한 건
돈과 케일린은
서로를 너무 잘 알아서
더 위험한 사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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