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0 - [심즈 세계관] - [심즈 세계관 이야기] 랭거랙 가족 (전:고혜원/현:케일린 랭거랙)
[심즈 세계관 이야기] 랭거랙 가족 (전:고혜원/현:케일린 랭거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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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링장과 바가 함께 있는 그 공간은
케일린의 집과 가장 가까운 외출지였다.
길 하나를 건너면 도착하는 거리,
습관처럼 발걸음이 향하는 장소.
조명은 늘 비슷했고 바텐더의 얼굴도 익숙했다.

케일린은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는다.
“오늘도 왔네.”
누가 말을 건넨 것도 아닌데
이 공간은 이미 그런 분위기를 갖고 있었다.
그녀의 일상에서 가장 변하지 않는 배경 같은 장소.

얼마 전 이사 간 돈 로사리오의 이야기는 생각보다 조용히 흘러들어왔다.
대단한 사건처럼 전달되지도 않았고
누군가의 가벼운 잡담 속에서 튀어나왔다.
“걔 결혼했다던데?”
처음엔 그냥 농담처럼 들렸다.
케일린은 잠시 고개를 들었다가
다시 잔을 바라본다.

'설마... 로사리오 그 카사노바가?'
케일린은 속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돈은 이미 다른 도시로 이사했고 그리고 결혼했다.
너무도 낯선 전개.
그와의 수많은 썸과 얽힘,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패턴들.
그 중심에 있던 심이 아무렇지 않게 다른 삶으로 넘어가 버렸다.


첫눈에 반함. 또다시 첫눈에 반함.
관계는 특별한 계기 없이 자연스럽게 생성되고 있었다.
케일린은 계속 이렇게 첫눈에 반하는 사람이 생기는건데
돈은 어떻게 결혼한거지??
그녀는 너무 궁금했다.

케일린은 그날 평소보다 오래 바에 머물렀다.
잔은 비워졌고 다시 채워졌으며 또다시 비워졌다.
생각은 깊어지지 않았고 그저 흐려졌다.

밤이 끝날 무렵인줄알았는데 밤새도록 바에서 술을 마셨다;;;;
아침이였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녀는 출근했다.
피곤함은 남아 있었지만 일상은 멈추지 않았다.


복권의 날이다.
특별할 것 없는 일정 속에 갑자기 끼어든 작은 이벤트.
인생이 바뀌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가능성을 완전히 버지리는 않았다.
작고 낡은 집,
복잡하게 얽힌 관계들,
예측할 수 없는 감정들.
그 모든 것 사이에서 케일린 랭거랙은
오늘도 조용히 새로운 확률 하나를 손에 쥐었다.

케일린의 하루는
여전히 규칙적으로 흘러갔다.
일하고, 집으로 돌아가고,
그리고 다시 밖으로 나간다.
변화 없는 반복.

볼링장과 바가 함께 있는 그 공간은
여전히 가장 익숙한 목적지였다.
조명은 늘 같았고
음악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케일린은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는다.
대화는 가볍게 이어졌고 웃음도 무난하게 오갔다.
특별히 기쁜 일도
특별히 불편한 일도 없는 밤.
그녀는 문득 묘한 피로감을 느꼈다.
지루함이라기보다는 설명하기 어려운 권태에 가까운 감각.
변한 것은 없는데 어딘가 미묘하게 같지 않은 느낌.
밤은 여전히 화려했고
공간은 여전히 시끄러웠지만
케일린 랭거랙의 일상에는
조용히 권태라는 이름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었다.

채즈와의 관계는 여전히 약혼 상태로 유지되고 있었다.
하지만 요즘 들어 두 사람 사이의 흐름은 눈에 띄게 잔잔해졌다.
연락은 뜸해졌고 만남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초반엔 매일같이 연락해서 만나자고 하던 채즈는 어디로 간건지...
싸움도,큰 사건도,명확한 계기도 없었다.

케일린은 가끔 휴대폰을 바라보곤 했다.
의미 없는 확인,의미 없는 기다림.
기분 탓일지도 모른다.
심들의 관계는 종종 설명 없이 온도가 달라지곤 하니까.
케일린은 문득 다른 공기를 떠올렸다.
익숙하지 않은 풍경과 시간 사람이 필요하다!!

셀바도라다로 일주일 휴가
재산은 넉넉하지 않았지만
완전히 무모한 선택도 아니었다.
변화를 위한 거창한 결심이라기보다는
숨을 고르기 위한 작은 이동에 가까운 선택.

셀바도라다의 공기는
도착과 동시에 분명히 달랐다.
습기 어린 공기,
짙은 초록빛 풍경,
익숙하지 않은 색감.
휴가용 임대 주택은
소박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갖고 있었다.
화려하지도,
특별히 낡지도 않은 공간.

비가 내리고 있었다.
셀바도라다 특유의 무거운 빗줄기가
풍경 전체를 덮고 있었다.
케일린은 우산을 펼쳤다.
광장 한가운데 서 있는 조각상은
이방인에게도 묘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노점들은 느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익숙하지 않은 물건들,
익숙하지 않은 언어,
익숙하지 않은 생활의 냄새.
모든 것이 여행지답게 흘러갔다.

밤이 되자 공간의 분위기는 또 한 번 변했다.
작은 바 안에는 이미 여러 심들이 모여 있었다.
조명은 따뜻했고 소음은 낮았으며 시간은 느리게 움직였다.
케일린은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는다.

낯선 공간.
낯선 사람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행동은 여전히 익숙한 패턴을 따랐다.
술잔이 채워지고 대화가 시작되고 시선이 오간다.
장소만 달라졌을 뿐

셀바도라다의 공기는 확실히 달랐다.
익숙한 일상과는 다른 온도, 다른 냄새.
비가 내리는 정글 길을 가볍게 달렸다.
우산을 들고 뛰는 모습이 어딘가 어색하면서도 자연스러웠다.
젖은 흙길 위로 발걸음이 규칙적으로 이어졌다.

잠시 멈춘 순간, 작은 검은 고양이가 시야에 들어왔다.
낯선 여행자와 거리낌 없이 눈을 맞추던 녀석.
짧은 장난과 조심스러운 손짓이 오갔다.

광장은 늘 사람들로 채워져 있었다.
비가 내려도, 밤이 되어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 분위기.
음악과 웃음소리가 공간을 느슨하게 채웠다.

낯선 이들과 자연스럽게 섞여 들었다.
말 몇 마디, 가벼운 몸짓, 그리고 이어지는 춤.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이었지만 이상하게 어색하지 않았다.

실내로 들어서자 또 다른 소음과 온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게임 테이블 주변으로 모인 사람들.
승부와 농담, 사소한 긴장감이 반복되었다.
그렇게 일주일은 빠르게 흘러갔다.
특별한 사건 없이도 충분히 채워진 시간.

그리고 다시 돌아온 뉴크레스트.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차가운 공기였다.
온 세상이 조용히 겨울로 넘어가 있었다.
하얗게 덮인 거리, 둔하게 흡수되는 소리들.
그녀는 잠시 멈춰 서서 눈 위를 바라보았다.
이내 익숙한 손놀림으로 눈을 모으기 시작했다.
"반갑다 뉴크레스트"

겨울 공기는 여전히 건조하고 차가웠다.
하지만 벼룩시장 축제의 분위기는 계절과 크게 상관없는 듯 보였다.
임시로 펼쳐진 판매 노점.
셀바도라다에서 가져온 물건들이 조심스럽게 진열되었다.
낯선 지역의 공기를 머금은 소품들.

그녀의 바로 옆에는 돈 로사리오가 자리 잡고 있었다.
묘하게 신경 쓰이는 거리, 피할 수 없는 시야.
장사는 이어졌지만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무언가에 잔뜩 심기가 불편해 보이는 얼굴.
손님보다 옆 노점이 더 의식되는 순간들.
짧은 긴장감 속에서 시간이 흘렀다.


그때 도착한 한 통의 연락.
로맨스 서바이벌.
충동에 가까운 선택이었다.
깊은 고민도, 계산도 없었다.
그저 — 홧김.

밤.
낯선 숙소, 낯선 사람들.
뜨거운 물이 채워진 욕조 안에는 이미 여러 참가자들이 모여 있었다.
어색함과 기대, 경계와 호기심이 뒤섞인 시선들.
대화는 흘러갔다.
웃음소리도 들렸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여전히 어딘가 멀었다.
몸은 그 자리에 있었지만, 마음은 완전히 닿아 있지 않은 듯한 느낌.

혼자 이렇게 물에 둥둥 떠있는게 가장 행복했다.
그녀는 몸속에서 무언가 중요한게 빠져나간걸까? 의심이 될 정도로 공허하다.

참가자들은 조금씩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있었다.
농담이 오갔고,
가벼운 호감의 신호들이 흘렀다.
케일린 역시 그 사이에 서 있었지만,
어딘가 살짝 비켜난 듯한 온도. 어딘가 시큰둥한 마음.

로맨스 서바이벌은 끝났고,
열정도 기대도 특별히 남지 않았다.
상금.
만시몰레온.
현실적인 위안이었다.
휴가로 비워진 시간,
잦은 결근,
서서히 줄어들던 자금.
그녀에게 지금 필요한 건
로맨스가 아니라 잔고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날 밤.
예상치 못한 방문객이 찾아왔다.
라니.
셀바도라다에서 스쳐 지나갔던
그 검은 고양이.
라니.
셀바도라다에서 스쳐 지나갔던
그 검은 고양이.

익숙한 듯,
망설임 없는 발걸음.
마치 길을 기억하고 있던 것처럼.
케일린은 잠시 굳어 섰다.
놀람보다는 믿기 어려운 감정에 가까운 정지.

작은 몸이 다가왔고,
부드럽게 스치는 움직임.
그 순간, 그 어떤 로맨스 이벤트보다도
더 자연스럽게 번진 표정.
케일린은 몸을 숙였다.
말없이,조건 없이.
라니는 조용히 안겼고, 겨울밤의 공기는 조금 달라졌다.
셀바도라다의 기억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다시 이어진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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