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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즈 세계관 이야기] 고트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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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고트가 고등학생이 되던 날,
고트 저택은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어 보였다.
모티머는 여전히 서재에 앉아 원고를 다듬고 있었고,
벨라는 아침 식탁을 정리하며 집 안의 리듬을 맞춘다.
카산드라는 바빠진 일정 탓에 집을 비우는 날이 늘었지만,
가족의 기본적인 구조는 흔들리지 않았다.

알렉산더는 성장과 함께 말수가 줄었다.
사춘기의 혼란이라기보다는,
생각이 많아지면서 불필요한 말을 줄이는 쪽에 가까웠다.
그는 여전히 사고력 야망을 완주한 아이였고,
그 이후에도 멈추지 않았다.
숙제, 독서, 체스, 관찰.
하루의 대부분은 계획된 루틴 속에서 흘러간다.

집으로 돌아오면
그는 여전히 고트가의 막내였다.
벨라는 필요 이상으로 묻지 않았고,
모티머는 아들의 성장을
조용히 신뢰하는 쪽을 선택했다.
카산드라는 동생을 아이 취급하지 않으려 애썼다.
이 집에는
‘알렉산더가 어떤 사람이 될지’에 대한
기대도, 압박도 크게 존재하지 않았다.
워낙 스스로 잘하는 아이기때문이다.

개빈의 말은 조심스러웠다.
목소리도, 표정도, 급하게 무언가를 요구하는 사람의 그것은 아니었다.
“많이 생각해 봤는데,
같이 사는 게 어때?”

카산드라는 잠시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재촉하지 않았고,
이미 답이 정해져 있다는 듯한 태도도 보이지 않았다.
“니가 우리 집으로 들어와라.”
그 문장은
‘내가 너에게 맞추겠다’는 말에 가까웠다.
공간을 나누자는 제안이었지,
삶을 통제하겠다는 선언은 아니었다.

그 시각, 고트 저택에서는
이 대화를 직접 들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모티머는 이미 알고 있었다.
개빈이라는 사람의 태도,
딸을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무엇보다
카산드라가 그와 함께 있을 때
조금 더 편안해 보인다는 사실을.
모티머는 개입하지 않았다.
대신 지켜보기로 했다.
벨라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조언을 건네지 않았다.
딸이 이미 충분히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트가족은 조용히 개빈을 환영해주었다.
차분한 개빈은 고트가족에게 그리고 카산드라에게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는걸
온가족이 느끼고있었다.

요즘 모티머는 기분이 좋다.
단순히 안정적인 정도가 아니다.
일이 잘 풀리고,
아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단단히 서 있고,
집 안은 조용히 돌아간다.

그리고 그 변화는 결국 그에게도 닿았다.
모티머는 최근,
조금 더 유쾌해졌다.
가벼운 농담을 던지기도 하고,
원고가 막혀도 쉽게 짜증내지 않는다.
예전 같으면 묵직하게 가라앉았을 상황에서도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
그는 스스로도 이 변화를 느낀다.

카산드라는 연주가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녀의 이름은 점점 더 독립적인 무게를 갖는다.
그리고 그 곁에는 개빈이 있다. - 모티머의 마음에 드는 후배 개빈
가볍지 않고,
카산드라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
모티머는 그를 신뢰한다.
알렉산더 역시 안정적이다.
모범적인 고등학생,
스스로를 관리하며 조용히 성장 중이다.
벨라와의 관계는 완벽하진 않지만
이전보다 부드럽고,
덕분일까 고트 저택의 공기는
전보다 조금 밝아졌다.
모티머는 만족을 느낀다.


스타라이트 시상식은 화려했다.
황금빛 커튼,
빛나는 트로피,
이름이 불릴 때마다
객석에서는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이 늘어났다.
고트가는 박수 속에 앉아만 있었다.
다만,
그날 밤 하나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다.
모티머 고트.
문학 부문 후보 명단에 오르지 못했고,
발표는 예상보다 빠르게 끝났다.
그는 박수를 쳤다.
진심이었다.
온 가족이 이 무대를 즐길수 있다는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밤이였다.
모티머는 이제 조금 욕심을 내려놨을까?

집으로 돌아온 밤, 서재의 공기는 조용했다.
모티머는 의자에 앉아 m원고 파일을 다시 열었다.
이번 스타라이트상 역시 고트가를 그냥 지나쳤다.
잠깐의 아쉬움은 있었다.
그도 한 번쯤은 무대 위에서 이름이 불리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으니까.
하지만 이상하게도 좌절은 오래가지 않았다.
모티머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작게 중얼거린다.
“다음엔 모르지.”
그 말에는 조급함이 없었다.

개빈 리처즈는 언뜻 보면 참 단조로운 남자다.
과한 말도 없고,
감정 기복도 크지 않고,
자기 자리를 크게 주장하지도 않는다.
조용하고, 무난하고, 어쩌면 조금 심심한 타입.
그런데 의외의 취미가 있었다.
음료 만들기

어느 날 유저의 호기심에
“좋아하는 음료 한번 만들어봐.” 하고 시켜봤다.
칵테일 셰이커를 들고,
제법 그럴듯하게 준비하더니—
결과물 = 물.
그것도 그냥 물.
좋아하는 음료가 물이라니.
이런 심은 처음 본다.ㅋㅋㅋㅋㅋㅋㅋ

고트 저택 바 카운터 위에
진지하게 놓인 물 한 잔은
묘하게 개빈답기도 했다.
과하지 않고,
섞이지 않고,
그대로의 상태.

하지만 이 단조로움은 지루함과는 조금 달랐다.
고트 가족과 있을 때
개빈은 예상보다 자연스러웠다.
벨라와도 무리 없이 대화했고,
모티머와는 은근히 코드가 맞았다.
알렉산더와도 어색한 긴장 없이 식탁을 공유했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 사이에 있어서일까.
어느 순간 그는 ‘유쾌함’이라는 특성을 얻는다.
스스로도 놀랐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 그건
억지로 만든 밝음이 아니었다.
편안함에서 나오는 여유였다.

그리고 직장에서 조용히 기사만 쓰던 그에게
예상치 못한 기회가 주어졌다.
편집장의 부름.
국제 독자를 대상으로 한 특별 기사 제안.
GeekCon 취재.
평소보다 높은 수준의 주목을 받는 자리였다.
개빈은 잠시 망설였다.
명성과 돈을 좇는 타입은 아니다.
하지만 도전은 싫지 않았다.
결국 그는 선택한다.
기사 쓰기.
아마 고트가가 아니였다면 시도하지 않았으리라...

결과는 의외로 극적이었다.
‘큰 물에 간 작은 물고기.’
주목은 받았지만, 압박은 더 컸다.
그는 자신을 증명해야 했고,
기사를 쓰며 밤을 새웠고,
완벽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기대만큼 화려하진 않았다.

개빈은 화려한 남자가 아니다.
좋아하는 음료가 물인 희한한 심이고
조용히 기사 쓰는 글쟁이고,
과장 없는 태도로 카산드라를 사랑한다.
그리고 어쩌면
고트가에는 이런 사람이 더 어울린다.
폭발 대신 지속,
자극 대신 안정.
지금의 개빈은 단조롭지만 단단하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알렉산더의 곁에는 피어스 델가토가 있었다.
시끄럽고 솔직한 피어스는
알렉산더의 계산적인 침묵을 자연스럽게 깨주는 존재였다.
둘은 정반대였지만 오래 갔다.
굳이 매일 붙어 다니지 않아도
“베프”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은 관계.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새롭게 가까워진 인물은 샤샤 존슨.
체스를 두며 시작된 대화는
생각보다 오래 이어졌다.
샤샤는 빠르게 말하지 않았고,
쉽게 감정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그 점이 알렉산더와 잘 맞았다.

흥미로운 점은 알렉산더가 개빈과도 잘 지낸다는 사실이다.
고트 저택에서 자연스럽게 마주치는 시간들.
물 한 잔을 진지하게 만드는 남자,
조용히 글을 쓰는 어른.
개빈은 과하지 않았고,
알렉산더를 아이 취급하지도 않았다.
어쩌면 알렉산더는
그를 관찰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저 사람은 크게 튀지 않는데도 자리를 지키는구나.”
그건 알렉산더가 좋아하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성적.
학교는 그를 붙잡아 두기엔 조금 좁았다.
조기 졸업 제안이 왔을 때
알렉산더는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
시간은 자산이다.
앞당길 수 있다면 앞당긴다.

졸업장.
고등학교 과정을 남들보다 먼저 끝낸 이름, 알렉산더 고트.
가족은 자랑스러워했고,
피어스는 크게 떠들었고,
샤샤는 조용히 웃었다.
모티머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벨라는 아들의 어깨를 한 번 다독였다.

폭스버리 공대.
전공은 물리학.
기계와 에너지, 구조와 계산.
그의 머릿속을 오래 차지해온 단어들.
모티머는 처음에 브라이트체스터를 떠올렸다.
자신이 걸어온 길.
고딕 양식의 건물, 오래된 도서관,
언어학 강의실의 차분한 공기.
아들이 그 길을 잇는 모습을
잠시 상상해보지 않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 상상은 강요가 아니었다.
알렉산더는 말했다.
“저는 조금 더 과학 쪽이 좋아요.”
짧고, 명확한 문장.
모티머는 그 눈빛을 보았다.
고집이 아니라 방향이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폭스버리 공대의 합격 통지서가 도착했을 때,
벨라는 가장 먼저 웃었고,
카산드라는 동생을 끌어안았다.
모티머는 잠시 창밖을 보았다.
브라이트체스터의 언어학은 그의 선택이었고,
물리학은 아들의 선택이었다.
그 차이는 섭섭함이 아니라 독립에 가까웠다.

그는 속상하지 않았다.
고트가는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집안이 아니니까.
카산드라는 음악으로,
알렉산더는 과학으로.
각자의 분야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폭스버리 공대 기숙사에 도착한 날,
알렉산더는 짐을 정리하는 것보다
새로운 구조를 파악하는 데 더 집중하고 있었다.
복도는 현대적이었고,
공용 공간은 효율적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그에게는 낯설기보다 흥미로운 환경이었다.
그때. 익숙한 목소리.
“알렉산더?”
돌아보니, 샤샤 존슨이었다.

샤샤는 고등학교 시절
체스판 앞에서 가장 침착한 상대였고,
대화에서는 늘 한 박자 늦게 생각을 꺼내던 친구였다.
그런데 오늘의 샤샤는 조금 달랐다.
치어리딩 챔피언.
그리고 고등학교 조기 졸업.
알렉산더는 잠시 멈칫했다.
그녀는 운동 팀의 주장 레벨에 도달했고,
운동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는 특성까지 얻었다고 했다.
그리고 전공은 생물학.

“너도 오늘 기숙사 들어온거야? 나도 오늘 들어왔어^^”
물리학을 선택한 자신처럼,
샤샤도 자기 방향을 이미 정해두고 있었다.
낯선 곳에서 혼자 지내는 건 처음이라 조금 어색했지만,
샤샤가 같은 기숙사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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