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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즈 세계관 이야기] 브로크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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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시작됐다.
브로크 가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스킵은 여전히 공원으로 출근했고,
브랜디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일을 이어갔다.
보는 학교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했고,
브라이언은 실험대 앞에 앉아 이상한 액체를 섞으며 시간을 보냈다.
생활은 바빴지만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예전처럼 당장 다음 주 생활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여유로운 것은 아니었다.
그저 조금 덜 불안해졌을 뿐이었다.

반면 윌로우크릭의 작은 집에서는 다른 변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더스틴 브로크는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오면 컴퓨터 앞에 앉는 시간이 많아졌다.
경제 뉴스.
투자 보고서.
업계 기사.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공부는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시작에 가까웠다.
승진 조건도 남아 있었다.
요즘 더스틴의 생활은 학교 대신 직장이 들어온 것 외에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레타 로랑 역시 비슷했다.
법조계 일은 생각보다 바빴다.
서류는 계속 쌓였고,
읽어야 할 문서는 끝이 없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더스틴과의 연락은 꾸준히 이어졌다.
짧은 안부.
식사는 했는지.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다.
대신 거의 매일 이어졌다.

수확제가 다가오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었다.
타르토사의 로랑 가 저택에는 오랜만에 가들이 모일 예정이었다.
집안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연례 행사였다.
하지만 그레타에게는 조금 다른 의미가 있었다.
올해는 처음으로 누군가를 데려오고 싶었다.
그 대상은 당연히 더스틴이었다.
둘은 이미 충분히 가까워졌다.
적어도 그레타는 그렇게 생각했다.
문제는 다른 부분이었다.
더스틴은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
그레타가 어떤 집에서 자랐는지.
얼마나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는지.
왜 학교 기숙사 대신 평범한 학생처럼 생활했는지.
아직 말하지 않았다.
며칠 동안 고민이 이어졌다.
결국 그레타는 결정을 내렸다.
수확제에 초대하기로.

전화를 건 것은 어느 평일 저녁이었다.
더스틴은 퇴근 후 집에 있었다.
"수확제 때 시간 있어?"
짧은 질문이었다.
더스틴은 별다른 의심 없이 대답했다.
"아마?"
"그럼 같이 저녁 먹자."
"좋지."

수확제 당일.
더스틴 브로크는 약속대로 타르토사를 찾았다.
그레타 로랑의 집은 예상보다 훨씬 컸다.
처음 마주한 것은 저택이었다.
넓은 부지.
오래된 건물.
벽에 걸린 초상화들.
정원과 실내 곳곳에 남아 있는 세월의 흔적.
그레타가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설명해 주는 것들이었다.

더스틴은 놀랐다.
다만 크게 티를 내지는 않았다.
질문도 많지 않았다.
집을 둘러보고,
인사를 하고,
평소처럼 식탁에 앉았다.

가족들이 모였다.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한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더스틴은 자연스럽게 그 자리에 섞였다.
특별히 자신을 내세우지도 않았고,
억지로 분위기를 맞추려 하지도 않았다.
그냥 식사를 했다.
질문이 오면 대답했고,
대화가 이어지면 웃었다.
생각보다 잘 어울렸다.

그레타는 식사 내내 여러 번 더스틴을 바라봤다.
그가 긴장하는지.
불편해하는지.
혹은 자신의 집안을 보고 마음이 달라지는지.
하지만 특별한 변화는 없었다.
더스틴은 여전히 더스틴이었다.

식사가 끝난 뒤에도 대화는 이어졌다.
가족들은 하나둘 자리를 옮겼다.
집 안은 조금 조용해졌다.
그동안 숨겨 온 이야기들이 있었다.
집안.
재산.
가문의 역사.
하지만 더 이상 그것들이 중요한 문제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다른 쪽이었다.
그레타는 더스틴을 불러 세웠다.
둘만 남은 복도였다.
잠시 말을 고르던 그레타는 곧 행동으로 옮겼다.
무릎을 꿇었다.
더스틴은 처음에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레타는 반지를 꺼냈다.
그리고 짧게 말했다.
"나랑 결혼할래?"
긴 설명은 없었다.
길게 준비한 연설도 없었다.
다만 확신은 있었다.

더스틴은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것은 집안을 처음 봤을 때보다도 더 큰 놀라움이었다.
하지만 오래 걸리지 않았다.
대답은 긍정적이었다.
그레타는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둘은 한동안 서로를 끌어안고 있었다.

더스틴은 브로크 가를 찾았다.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방문이었다
더스틴은 그레타와 결혼하기로 했다며
그레타를 소개시켜줬다.
브랜디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다만 오래가지는 않았다.
질문이 몇 개 이어졌다.
언제 결정했는지.
결혼식은 어디서 하는지.

보는 형을 바라봤다.
예전에는 같이 좁은 방을 쓰던 형이었다.
지금은 대학을 졸업했고,
직장을 얻었고,
결혼까지 앞두고 있었다.
브라이언은 결혼식에 뭐 입어야 하냐는 질문부터 했다.
브로크 가는 원래 큰 감정 표현이 많은 가족은 아니었다.
그래도 그날 저녁 분위기는 평소보다 조금 가벼웠다.

결혼식 준비는 빠르게 진행됐다.
로랑 가문은 이미 충분한 공간과 자원을 가지고 있었다.
장소 문제는 없었다.
하객 명단도 어렵지 않았다.
결국 결혼식은 타르토사에서 열리게 됐다.
브로크 가가 살아온 환경과는 전혀 다른 장소였다.
넓은 정원.
높은 천장.
수많은 꽃장식.
그리고 하객들.
결혼식 당일.
브로크 가족은 모두 참석했다.

브랜디는 여러 번 주변을 둘러봤다.
식장 규모 때문인지,
아들 결혼식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객들이 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브로크 가족.
로랑 가문.
친구들.
직장 동료들.
대학 시절 인연들.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살아온 심들이 한 공간에 모였다.
식이 시작됐다.
더스틴은 흰색 정장을 입었다.
그레타 역시 드레스를 입고 나타났다.
둘은 천천히 단상 앞으로 걸어갔다.

둘은 서로에게 서약했다.
곧이어 첫 키스가 이어졌다.
하객들은 박수를 보냈다.
더스틴 브로크와 그레타 로랑은 부부가 됐다.
이후 하객들은 자연스럽게 흩어졌다.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음료를 마셨다.

브랜디는 한동안 주변을 둘러봤다.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장면이었다.
생활비를 걱정하던 시절.
고등학교를 간신히 다니던 더스틴.
대학 등록금을 걱정하던 시간.
그 모든 시간이 지나 있었다.
하지만 브랜디는 특별한 말을 하지는 않았다.
그저 멀리서 아들과 며느리를 바라봤다.
더스틴 역시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여전히 조용했고,
여전히 현실적이었다.
다만 이제는 혼자가 아니었다.

그레타 로랑 역시 마찬가지였다.
가문의 손녀이자,
법조인이자,
투자자였지만,
이날만큼은 새 신부였다.
결혼식은 늦은 오후까지 이어졌다.

결혼식이 끝난 뒤,
더스틴과 그레타는 새 집으로 이사했다.
집은 타르토사 외곽에 있었다.
넓은 부지.
높은 천장.
여러 개의 발코니.
그리고 지나치게 많은 방.
더스틴이 혼자 살던 윌로우크릭의 집과는 비교 자체가 어려웠다.
더스틴은 자신의 자산을 정리했다.
결혼 전부터 모아온 자금은 약 3만 시몰레온.
로랑 가문 기준으로는 크지 않은 금액이었다.
그레타는 더스틴에게 저축 계좌 개설을 권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 놀고 있는 돈을 둘 필요가 없다는 정도였다.
더스틴은 곧바로 은행을 찾았다.
그리고 가진 돈 전부를 저축 계좌에 넣었다.
새 차를 사지도 않았고,
고급 가구를 들이지도 않았다.
투자도 하지 않았다.
결혼 후 더스틴 브로크의 첫 재정 결정은
저축 계좌 개설이었다.

불과 몇 년 전.
브로크 가는 작고 낡은 주택에서 생활했다.
방은 부족했고,
돈도 부족했다.
더스틴은 어린 시절을 그런 집에서 보냈다.
하지만 지금 그가 사는 집은 완전히 달랐다.
그러나 집의 주인은 그레타였다.
정확히 말하면,
로랑 가문이 가진 자산의 일부였다.
더스틴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레타 역시 비슷했다.
결혼 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출근을 했고,
서류를 읽었고,
투자 자료를 검토했다.
다만 이제는 집에 돌아오면 함께 식사할 사람이 있었다.

브랜디는 새 집을 처음 방문했을 때 한동안 말이 없었다.
넓은 거실.
정원.
손님방.
발코니.
천천히 둘러본 뒤 말했다.
"이 청소는 누가 다 하니?"
브랜디다운 질문이었다.
그레타는 웃었고,
더스틴도 웃었다.

스킵은 집 구조를 구경했다.
보는 발코니에 오래 서 있었다.
브라이언은 방 개수를 세다가 중간에 포기했다.
브로크 가족은 집을 부러워했다기보다,
신기하게 바라보는 쪽에 가까웠다.
원래 자신들이 살아오던 환경과는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더스틴이 달라진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아침에 출근했고,
여전히 승진을 준비했고,
여전히 지출을 계산했다.
가끔 그레타는 그런 더스틴을 보고 웃었다.
로랑 가문의 자산을 생각하면 굳이 계산하지 않아도 되는 금액까지 꼼꼼하게 기록했기 때문이다.
더스틴에게 돈은 원래 그런 것이었다.
없어서 계산하던 시절이 너무 길었다.
그리고 어쩌면 그 점이,
그레타가 더스틴을 좋아하게 된 이유 중 하나였을지도 모른다.

결혼도 했으니 그레타는 자신의 다음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기로 결심했다.
그녀의 새로운 관심사는 임대 사업이었다.
건물 관리.
세입자 모집.
유지보수.
그리고 안정적인 임대 수익.
그레타는 타르토사 곳곳의 임대 주택을 조사했다.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마음에 드는 건물은 많았다.
문제는 가격이었다.
유산으로 받은 자금이 적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타르토사의 대형 임대 건물들은 예상보다 훨씬 비쌌다.
몇몇 건물은 계약 직전까지 검토했지만,
계산기를 두드릴수록 부족한 금액이 드러났다.

물론 방법은 있었다.
코델리아 테베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
하지만 그레타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이번만큼은 자신의 힘으로 시작하고 싶었다.

그 무렵,
그레타는 다른 가능성을 떠올렸다.
브로크 가.
더스틴이 자란 집-
브랜디와 스킵이 여전히 살고 있는 작은 부지.
규모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위치는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미 신뢰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그레타는 며칠 동안 관련 자료를 찾아봤다.
토지 규모.
건축 가능 면적.
예상 공사 비용.
임대 수익.
생각보다 가능성이 있었다.

그레타는 이 계획을 더스틴에게 이야기했다.
브랜디와 스킵은 계속 그곳에 살게 하고,
새 건물을 올려 나머지 세대를 임대로 운영하는 방식이었다.
더스틴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 집은 자신이 자란 집이었다.
좋은 기억도 있었고,
힘들었던 기억도 있었다.
하지만 누군가 그 장소의 미래를 이야기해 준 것은 처음이었다.
더스틴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도 좋아할 것 같아."
그레타는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그레타 로랑의 첫 부동산 사업은,
타르토사의 화려한 건물이 아니라
브로크 가족이 오랫동안 살아온 작은 부지에서 시작될 예정이었다.

그레타는 이 계획을 거창한 투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브로크 가 부지의 가치는 약 5만 시몰레온.
로랑 가문으로부터 물려받은 자산을 건드리지 않아도 충분히 감당 가능한 금액이었다.
오히려 그래서 선택한 투자이기도 했다.
첫 사업.
첫 임대 관리.
첫 세입자.
실패하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 규모.
성공한다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규모.
그레타는 건물 자체보다 경험에 더 관심이 있었다.
계약.
유지보수.
세입자 관리.
예산 운영.
책으로만 배울 수 없는 것들이었다.
더스틴 역시 이 계획에 동의했다.
브랜디와 스킵은 계속 그곳에 살게 될 예정이었다.
다만 앞으로는 가족의 집이면서 동시에 작은 임대 건물이 된다.

이 건물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그레타는 처음부터 이 건물 하나로 만족할 생각이 없었다.
브로크 하이츠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하면,
바로 옆에있는 부지를 살 예정이다.
(예전 돈 로사리오가 살던 집)
브로크 하이츠에서 경험을 쌓고,
임대 수익을 모으고,
건물 관리 노하우를 익힐 생각이었다.
그리고 두개의 꼬마아파트로 돈을 굴린다음 그녀의 마지막 목표는 타르토사의 대형 임대 단지다.


현재 그녀가 조사 중인 건물들은 규모가 완전히 달랐다.
구입 비용만 거의 1,000,000 시몰레온.
지금 당장 손에 넣기에는 아직 먼 목표였다.
하지만 그레타는 조급해하지 않았다.
브로크 하이츠는 첫 계단.
옆 부지의 꼬마 아파트는 두 번째 계단.
타르토사의 대형 임대 단지는 그 이후의 이야기였다.

임대인은 생각보다 빠르게 들어왔다.
총 4개 세대.
1층부터 4층까지 각각 독립된 주거 공간이 마련됐다.
1층은 브로크 가족의 공간으로 남겨 두었다.
나머지 세대는 임대로 운영하기로 했다.
그레타의 첫 번째 임대 사업이었다.
건물 규모는 크지 않다.
타르토사의 대형 임대 단지와 비교하면 훨씬 작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첫 투자로서는 충분했다.
직접 세입자를 구하고,
임대료를 받고,
건물을 관리하고,
유지보수 비용을 계산한다.
그레타가 배우고 싶었던 것들이 모두 들어 있었다.
2층에는 작은 가족.
3층에는 남매.
4층에는 젊은 커플이 들어왔다.
건물은 빠르게 채워졌다.

브랜디는 새 집에 들어온 첫날,
한동안 거실에 서 있었다.
비가 와도 물이 새지 않았다.
벽지는 뜯어지지 않았다.
문은 삐걱거리지 않았다.
당연한 것들인데,
브랜디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었다.

새 냉장고.
새 침대.
새 소파.
새 욕실.
집 안에는 오래된 가구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조용히 집 안을 둘러봤다.
주방은 밝았다.
욕실은 깨끗했다.
창문은 잘 닫혔다.
예전 집에서는 크게 신경 쓰지 못했던 것들이었다.

스킵은 새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켰다.
그리고 무심하게 말했다.
"괜찮네."
브랜디는 웃었다.

브라이언은 한동안 방을 돌아다녔다.
침대를 오르내리고,
책상 의자에 앉았다가 다시 일어났다.
그날 저녁,
두 형제는 평소보다 일찍 방으로 들어갔다.
브랜디는 그 모습을 보고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브로크 하이츠 1층.
오래된 브로크 가가 있던 자리.
그곳은 이제 브랜디가 평생 살아본 집 중 가장 깨끗하고 조용한 집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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