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0 - [심즈 세계관] - [심즈 세계관 이야기] 로사리오 가족
[심즈 세계관 이야기] 로사리오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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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는 기다리지 않는 여자였다.
말보다 먼저 손이 움직였고,
망설임보다 행동이 빨랐다.
로사리오는 오랜만에,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녀는 재미있었다.
농담을 던졌고, 반응을 끌어냈고,
로사리오가 다음 말을 하기도 전에 이미 다음 장면으로 넘어갔다.

연애는 계산이 아니라 흐름이라는 걸,
스텔라는 아주 자연스럽게 보여줬다.
그래서였을까.
카트리나와의 약혼 이야기가 나왔을 때도
분위기는 무겁지 않았다.
설득은 길지 않았다.
“이게 정말 당신이 원하는 거예요?”
그 한 문장으로 충분했다

그래서였을까.
카트리나와의 약혼 이야기가 나왔을 때도1
분위기는 무겁지 않았다.
설득은 길지 않았다.
“이게 정말 당신이 원하는 거예요?”
그 한 문장으로 충분했다.
로사리오는 잠깐 고민했고,
그 다음엔 너무 쉽게 고개를 끄덕였다.
약혼은 파기됐다.
설명도, 미련도 없이.

스텔라는 더 깊이 들어왔다.
감정을 숨기지 않았고, 속도를 늦추지도 않았다.
그리고 어느 날,
그녀가 먼저 청혼했다.
로사리오는 놀랐지만 거절하지 않았다.
그 순간 그는 처음으로
‘결혼’이라는 단어를 진지하게 떠올렸다.

스텔라는 충실함을 얻었고,
행복해 보였다.
요즘의 그녀는 말그대로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곧, 임신 소식이 이어졌다.
스텔라는 지체하지 않았다.
“이제 정말 결혼해야죠.”
그 말엔 확신이 있었다.
실행력은 그녀의 장점이었고,
로사리오는 그 흐름에 자연스럽게 올라탔다.

사랑을 믿지 않는다고 말하던 남자는
어느새 결혼을 꿈꾸고 있었다.


돈 로사리오는 또 한 번 야망을 완수했다.
로맨스 탐험가.
연애가 제공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국면을 훑고 지나가는 삶.
짧고 강렬한 감정, 빠른 관계 진전,
그리고 끝내 책임지지 않는 선택들까지.
그 야망은, 이미 끝났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돈은 같은 길을 다시 고르지 않았다.
그는 영혼의 동반자를 선택했다.
이번에는
많은 연애가 아니라,
단 하나의 관계를 전제로 한 야망이다.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신뢰를 쌓고,
인생을 ‘같이’ 살아가는 상대를 찾는 삶.
로맨스를 소비하듯 오가던 심이
이제는 한 사람을 중심에 두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물론, 그 선택이 얼마나 오래 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한편 스텔라는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움직이고 있다.
베스트셀러 작가를 꿈꾸며
사부작사부작 글을 쓴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목표가 명확한 사람처럼 행동한다.
연애에 빠져 있으면서도
자기 인생의 궤적을 놓지 않는다.
임신이라는 큰 변화 속에서도
스텔라는 멈추지 않는다.


정말이지, 대단한 여자다.
(주 2일만 일하는 돈과 비교하면—)

시간이 흐르고 스텔라는 딸을 낳았다.
아이의 이름은 비비안 에콜스.
출생 신고를할때 스텔라는 아이에게 자신의 성을 주었다.
결혼 이후에도 로사리오의 성을 따르지 않았고,
돈 역시 그 선택에 대해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았다.
굳이 바꿔야 할 이유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이의 존재는 집의 공기를 빠르게 바꿨다.
지금까지는 어찌 되었든
‘성인 둘이 사는 공간’으로 유지되던 집이었다.
하지만 비비안이 생기자
그 전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았다.
스텔라가 먼저 말을 꺼냈다.

“우리… 아이 방은 있어야겠지?”
처음엔 가볍게 꺼낸 말이었지만,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아기 침대 하나를 놓는 문제로는 부족했다.
수납, 동선, 소음, 그리고 집의 분위기까지.
스텔라는 집 안을 천천히 둘러봤다.
벽, 가구, 조명, 바닥.
그리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 집 말이야.너무… 싱글 남자 집 같아.”
돈이 웃으며 넘기려 하자,
스텔라는 바로 말을 이었다.
“나쁘다는 뜻은 아니야.그냥 지금은… 비비안이 살 집 같지는 않아.”
잠시의 정적.
스텔라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지는 두 개야.~
이사를 가거나,아니면 이 집을 완전히 고쳐서 쓰거나.- ”
돈이 묻는다.
“어느 쪽이 더 좋아?”

돈 로사리오는 그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 집은 익숙하다.
오래 살아왔고,
자신의 생활 방식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 익숙함이 장점인지,
아니면 정리해야 할 과거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조금만 생각해도 될까?”
돈이 조심스럽게 말하자,
스텔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난 결정하라고 몰아붙일 생각은 없어.”
그리고 덧붙였다.
“다만, 비비안은 기다려주지 않으니까.”

돈은 대답하지 않았다.
이사를 가는 선택도,
집을 고치는 선택도
아직 어느 쪽도 확신이 없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비비안이 태어난 순간부터,
이 집은 더 이상
그 혼자만의 공간이 아니라는 것.
돈 로사리오는
처음으로 집이라는 문제 앞에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결국 결론은 하나였다.
이 집을 고쳐 쓰는 건 아니었다.
어딘가 임시방편 같았고,
혹시 모를 나중—
그러니까, 헤어짐 같은 가능성을 전제로 한 선택처럼 느껴졌다.
돈 로사리오는 그 생각을
스스로도 부정하지 못했다.
돈은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고치는 게 아니라… 옮기는 게 맞겠어.”
그래서 이사를 하기로 했다.
집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새로 시작하는 쪽으로.

비비안 에콜스-
너무 작고, 너무 가볍고,
숨 쉬는 소리 하나까지 신경 쓰이게 만드는 존재.
돈은 지금까지 아들이 둘이나 있었다.(배 다른 아들들)
하지만 함께 살아본 적은 없었고,
아이와 시간을 보내본 기억도 거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이제야 깨닫고 있다.
아이가 얼마나 사랑스러운 존재인지.
그리고 그 사실이 사람을 얼마나 쉽게 바꿔 놓는지.
비비안이 울면
돈은 가장 먼저 고개를 들고,
비비안이 웃으면
이유 없이 같이 웃는다.

그런 모습을 보며
스텔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대신 행동으로 보여준다.
“자기야, 기저귀 갈아줄 수 있어?”
“나 물 좀 데워 올게.”
처음엔 부탁처럼,
그다음엔 자연스럽게,
어느 순간엔 이미 역할이 나뉘어 있다.

스텔라는 직접 시키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새 돈이 하고 있다.
아기를 안고,
재우고,
우유를 데우고,
잠든 얼굴을 한참 들여다보는 것까지.
돈은 아직 눈치채지 못했다.
자신이 얼마나 자연스럽게게 육아에 편입되고 있는지.

스텔라는 그걸 알고 있다.
그래서 웃는다.
말 없이.
아주 은근하게,
아주 능숙하게.
여우다.
확실히.
그리고 돈 로사리오는
그 여우에게 점점 더 잘 길들여지고 있다.

드디어 이사 날이었다.
새로 자리를 잡은 곳은
오아시스 스프링의 파치드 프로스펙트.
조용하고 햇빛이 잘 들며,
무엇보다 집 바로 옆에 작은 놀이터와 공원이 붙어 있었다.

스텔라는 그걸 보자마자 말했다.
“여기면… 비비안 데리고 산책 나오기 딱 좋겠다.”
돈 로사리오는 말없이 주변을 둘러봤다.
집 앞 도로, 낮은 담장,
야자수가 드문드문 서 있는 동네 풍경.
이전 집보다 훨씬 ‘가족이 사는 집’에 가까웠다.

집은 단층이었다.
불필요하게 넓지 않고,
동선이 단순하고,
아이를 중심으로 움직이기 좋은 구조였다.
뒷마당도 넓직하다.
햇볕이 잘 드는 수영장은
언젠가는 아이가 첨벙거리게 될 공간처럼 보였다.

실내에 들어서자
스텔라는 바로 방향을 잡았다.
“우리 침실은 여기.
그리고… 이 방은 비비안 방으로 쓰자.”
돈은 고개를 끄덕였다.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아기방은 이미 ‘아기방처럼’ 보였다.
차분한 색, 낮은 가구,
그리고 바닥에 놓인 작은 매트.

주방은 이전 집보다 훨씬 정돈돼 있었고,
아일랜드 식탁은
혼자 쓰기엔 과했지만
이제는 이유가 생긴 크기였다.
스텔라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봐. 여긴 이제 진짜 집 같잖아.”
돈은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응. 그런 것 같네.”

비비안을 안고 있으면
이상하게 생각이 멈췄다.
아이가 이렇게 작고,
이렇게 따뜻하고,
이렇게 쉽게 마음을 흔들 수 있다는 걸
지금에서야 깨닫는 중이었다.
스텔라는 그런 돈을 잘 알고 있었다.
“나 샤워 좀 하고 올게.”
“비비안 잠깐만 봐줄래?”
처음엔 잠깐이었고,
그다음엔 조금 더 길어졌고,
어느새 돈은 자연스럽게
아이를 안고, 달래고, 재우고 있었다.
스텔라는 웃으며 말했다.
“자기는 의외로 가정적인거 알지?”

돈은 대답 대신
아기를 내려다봤다.
이상하게도
귀찮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이 시간이 조금… 좋았다.
아주 조금씩,
이 집은 돈 로사리오의 집에서
비비안을 중심으로 한 집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는
언제나 스텔라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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