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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캣&마크 : 셀바도라다에서 만난 또 다른 나

by 플럼밥집사 2025.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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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발, 셀바도라다로
오아시스 스프링스에서의 생활이 조금씩 익숙해질 무렵,
캣과 마크는 여행 가방을 싸기 시작했다.

단순한 휴가? 아니다.
캣에게는 필드 조사이자, 마크에게는 영감의 원천이 될 시간이었다.
여행지는 고대 유적과 이국적인 풍경이 공존하는 셀바도라다.
숙소는 조용한 ‘힐뷰 하이드웨이’. 1박에 §216, 두 사람은 3일 예약을 걸었다.

"우리 신혼여행이니까… 그… 침대 튼튼한 걸로 예약했지?"
마크의 농담에 캣은 눈을 흘기며 고고학 가방을 챙겼다.

셀바도라다 도착 첫날,
캣은 여행용 셔츠를 단단히 여민 채 바로 현장 조사에 돌입했다.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광장 한복판,
그녀는 누구보다 진지한 표정으로 석상에 새겨진 글을 읽고 있었다.

“이 여인은… 무언가를 숨기고 있어.”
캣의 눈동자가 번뜩였다.

날이 저물자, 두 사람은 마을 중심에 위치한 바에서 쉬어가기로 했다.
붉은 벽과 타일 장식이 따뜻한 이국의 향을 풍기던 공간.

마크는 특유의 과일향을 좋아해 화이트 라마 과즙을,
캣은 신맛이 도는 스크루 드라이버를 주문했다.
둘 다 등산복 그대로였지만,
눈빛은 꽤나 유쾌하게 빛났다.

“당신은 어쩜… 발굴지에서도 이렇게 예뻐?”
마크의 말에 캣은 한 모금 마시고 고개를 돌렸다.
“그건 유적지보다 더 오래된 수작이야.”

둘은 바의 한쪽에서 흘러나온 음악에 발을 맞추기 시작했다.
처음엔 가볍게 몸을 흔들던 캣이
갑자기 전투자세로 들어가자,
마크도 팔을 걷고 맞섰다.

그 누구도 이기려 들지 않았지만, 둘 다 진심이었다.

가게 주인이 박수를 치자
주변의 관광객들도 웃으며 박수를 쳤다.

 

🌙 숙소로 돌아온 밤
오랜 산책과 춤, 그리고 둘만의 바 타임을 마친 저녁.
캣과 마크는 숙소로 조용히 돌아왔다.
서로 말은 없었지만, 표정엔 같은 생각이 묻어 있었다.

작은 주방에서 둘은 나란히 섰다.
왼쪽에선 마크가 감자를 다듬고,
오른쪽에선 캣이 상추와 라임을 섞고 있었다.

“내가 요리하는 거 본 적 있던가?”
“응, 처음이야. 근데 오늘은 당신이 뭘 해도 다 괜찮을 거 같아.”

🕯️ 숲속 저녁 식탁

음식은 소박했다.
허브가 들어간 간단한 타코와 열대 과일 주스.
하지만 분위기는 그 어떤 고급 레스토랑보다도 깊고 짙었다.

숲의 곤충들이 날아들었고,
캣은 얼굴에 가렵게 번지는 알러지 반응에도 웃었다.
“이런 것도… 여행이니까 괜찮은 거지?”

마크는 말없이 그녀 옆에 앉아 등을 두드렸다.
“지금 이 자리에 당신이 있으면, 난 언제나 괜찮아.”

🛏️ 같은 꿈, 같은 침대

그날 밤, 두 사람은 오래도록 침대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캣은 어린 시절 책 속에서 본 유적에 대해 말했고,
마크는 자신의 스케치북에 그리던 이상한 꿈의 형상을 들려줬다.

이야기는 점점 짧아졌고,
입맞춤은 점점 길어졌다.

작은 조명이 꺼지고,
침대엔 두 개의 심장이 같은 박자로 뛰고 있었다.

사막과 정글, 유물과 그림, 그리고 그들만의 삶.
이 밤은, 어쩌면 무언가의 시작이었을지도 모른다.

🌿 정글로 향한 아침

다음 날, 캣은 해가 뜨기도 전에 짐을 챙겼다.
그녀의 손엔 오랜만에 꺼낸 고고학용 등산 지도가 들려 있었고,
마크는 말없이 뒤따랐다. (물론 배낭엔 스케치북과 비상 약이 있었다.)

고대 유적이 있다는 길목,
덩굴로 가려진 입구 앞에서 캣은 발걸음을 멈췄다.

“이 빛… 뭔가 있어.”
그녀의 눈동자가 다시 반짝이기 시작했다.

정글은 조용했지만, 습하고 진득했다.
캣은 식물을 살피고, 땅을 두드리며 흔적을 찾았다.
그녀의 손끝은 마치 뭔가를 기억하듯 움직였고,
마크는 그런 모습을 뒤에서 조용히 그려냈다.

"이건, 단순한 나무가 아니야. 이파리가 균형을 유지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캣이 혼잣말을 하듯 속삭였고,
마크는 그 말도 그림 한쪽에 적어두었다.

기상청 따윈 이 정글에 통하지 않았다.
갑자기 굵은 비가 쏟아지더니,
곧이어 햇살이 다시 숲 사이로 스며들었다.

둘은 작은 폭포 근처에 다다랐고,
그 앞에는 흔들다리가 걸려 있었다.

"건너볼까?"
마크가 물었고,
캣은 대답 대신 그의 손을 잡았다.

뒤엔 하얀 물보라,
앞엔 고대 유적의 폐허.
그리고 그 한가운데엔, 서로를 믿고 함께 걷는 두 사람이 있었다.

마크가 캣을 가볍게 안았고,
캣은 잠시 눈을 감았다.

🌴 고대 유적지 오미스카 왕실 목욕탕

정글을 한참 탐험한 끝에
그들은 웅장한 유적지 안쪽에서 작지만 깊은 연못을 발견했다.
곳곳에 커다란 연잎이 떠 있고, 잉어가 유유히 헤엄치던 물속.

“이건… 유물보다 더 대단한 발견이야.”
캣이 옷을 벗고 조심스레 물에 뛰어들었고,
마크도 한 박자 늦게 따라 들어왔다.

물속은 맑았고, 공기는 따뜻했으며,
무거웠던 피로가 하나씩 녹아내렸다.
그리고 그 위로 웃음이 번졌다.
그들만의 정글 온천.

정글 한가운데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방법은
역시 불 앞에서의 저녁이었다.
작은 텐트 하나, 그리고 구운 생선 두 마리.
불빛에 비친 두 사람의 그림자는 나란했다.

밤이 깊어졌고, 정글은 다시 조용해졌다.
모닥불이 꺼진 뒤, 텐트 안에서는
익숙하고 부드러운 속삭임들이 오갔다.

무엇을 약속한 것도 아니고,
어떤 미래를 설계한 것도 아니었지만
그저 오늘 이 순간, 서로를 품고 있다는 것.
그게 전부였다.

텐트 위엔 작은 하트들이 조용히 떠올랐다.

정글의 열기와 모험이 남긴 흔적이 몸에 잔뜩 남은 다음 날 아침.
두 사람은 조용히 짐을 꾸려 셀바도라다의 시장터로 내려왔다.
오늘만큼은 발길을 돌려, 셀바도라다 마을의 숨결을 느껴보기로 한 것이다.

시장 골목은 어제와 전혀 다른 세계처럼 느껴졌다.
향신료 냄새가 공기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고,
수공예 장신구들이 햇빛 아래 반짝이고 있었다.
마크는 눈이 휘둥그레져선 현지 모자 하나를 쓰더니,
거울 앞에서 혼자 포즈를 취했다.
“이거 어때, 정글 탐험가 느낌 나?”
캣은 피식 웃었지만,
“딱 현지 관광객.”이라며 모자를 벗겨주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둘은 시장 안쪽의 작은 포장마차에서
셀바도라다 전통 음식을 주문했다.
마크는 매콤한 고기볶음을 먹다가 그만 입술을 부여잡았다.
“으악, 이건 정글보다 위험한데!”
캣은 예상보다 덜 매워 보였지만,
먹던 도중 잠깐 포크를 내려놓았다.
“음… 뭔가 향이 너무 세네.”
입맛이 예전 같지 않다.
마크는 피곤해서 그런 거겠지 하며 넘어갔지만,
캣은 어딘가 익숙한 낯섦에 머뭇거렸다.
배가 고팠는데도 이상하게 손이 잘 안 갔다.

그렇게 하루 종일 돌아다닌 끝에,
해가 지기 시작하자 둘은 마을 외곽의 작은 광장에 앉아
서로의 손을 조용히 잡았다.
지금 이 순간, 정글도 도시도 잊고
서로만 바라보며 웃을 수 있다는 게
왠지 낯설고 따뜻했다.

“우리, 다음 여행은…
꼭 정글 말고 당신이 좋아하는 바닷가로 가자. 날 위해 정글에 와줘서 고마워”
마크의 말에 캣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캣 젠킨스의 임신이 확인되었고, 이 가족에게 곧 새로운 식구가 생긴다는 소식은 마크를 단숨에 노래하게 만들었다.
그는 즉석에서 즉흥곡을 지어 부르며 기쁨을 표현했고, 캣은 조용히 웃었다.

그 미소엔 수많은 감정이 담겨 있었다—설렘, 걱정, 그리고 사랑.

아직 그들은 모든 것을 계획한 건 아니었다.
그러나 분명한 한 가지는 있었다.
이 여행은 단순한 휴가가 아니었다.
그들에게 가장 큰 변화의 시작이었다.

 

마지막 밤.
그들은 바에 들러 여행객들과 게임을 즐겼다.
나무 쌓기 게임을 하며 서로의 손끝을 밀고 당기는 긴장감,
낯선 친구들과 나눈 웃음,
그리고 캣의 예상 밖 집중력(!)까지.

그녀는 게임 내내 조심스러웠지만, 그 속에서도 누구보다 웃고 있었다.
마크는 옆에서 조용히 그녀를 응시했다.
더는 말이 필요 없었다.
이 여행에서, 그들은 이미 가장 큰 선물을 안고 돌아가고 있었다.

신선한 공기와 야외활동 속에서 ‘모험을 좋아함’이라는 성격 특성을 새롭게 얻게 되었다.
이 조용한 여행은, 결국 그녀를 조금 더 강하고 자유로운 사람으로 바꾸고 있었다.

 

※ 이 일지는 계획된 스토리가 아닌, 심들의 자유의지에서 피어난 순간들을 기록한 관찰 일지입니다. 다만, 때때로 유저의 작은 바람이나 호기심이 개입될 수도 있어요. 그러나 이야기는 언제나 그들로부터 시작돼요. 그렇기에 더 예측할 수 없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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