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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동산/버첼러

1. 버첼러 : 정리된 집, 남은 사람들

by 플럼밥집사 2026.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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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21 - [심즈 세계관] - [심즈 세계관] 칼리엔테 가족

 

[심즈 세계관] 칼리엔테 가족

칼리엔테 가문 기쁨동산의 균형은어느 날 갑자기 무너진다.그 시점은 우연처럼 보이지만,게임은 분명히 힌트를 남긴다.👉 벨라 고트가 사라진 바로 그날 밤,👉 칼리엔테 자매가 플레전트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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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28 - [기쁨동산/칼리엔테] - 1.버첼러–칼리엔테 가족 : 사랑은 있지만, 신뢰는 아직 -

 

1.버첼러–칼리엔테 가족 : 사랑은 있지만, 신뢰는 아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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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04 - [기쁨동산/칼리엔테] - 2. 버첼러-칼리엔테 가족 : 카트리나, 그녀의 선택

 

2. 버첼러-칼리엔테 가족 : 카트리나, 그녀의 선택

2025.12.21 - [심즈 세계관] - [심즈 세계관] 칼리엔테 가족 [심즈 세계관] 칼리엔테 가족칼리엔테 가문 기쁨동산의 균형은어느 날 갑자기 무너진다.그 시점은 우연처럼 보이지만,게임은 분명히 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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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부터는 버첼러 가문 카테고리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기존 칼리엔테 가문의 이야기 이후,
이 집에 남은 사람들의 시간을 기록합니다. 
이전 이야기는 위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카트리나가 떠난 뒤,
집은 눈에 띄게 조용해졌다.

완전히 평온해진 건 아니었다.
아이 울음은 여전히 있었고,
발소리와 문 여닫는 소리도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공기를 흔들던 소음이 없어졌다.
말을 던지고 빠져나가는 사람,
결정을 미루게 만들던 존재.
그 자리는 이제 비어 있다.

 

시간은 그 빈자리를 그냥 두지 않았다.

카밀라는 어린이가 되었다.
서툰 걸음 대신 또렷한 발소리로 집 안을 오간다.
말은 늘었고, 질문도 많아졌다.


자신의 방, 자신의 장난감,
그리고 “왜?”라는 단어를 가지기 시작했다.

집은 다시 조금 시끄러워졌지만,
그 소리는 이전과 달랐다.

제프리는 유아가 되었다.
혼자 서 있고, 손을 뻗고,
무언가를 요구하는 법을 배운다.

더 이상 안겨만 있는 존재가 아니다.

공간을 차지하고, 주의를 끌고,
집 안의 리듬을 바꾸는 중심이 되었다.

카트리나가 떠난 집은

무언가를 잃은 듯 보이지만,
동시에 처음으로
정리된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다이나는 또 하나의 소식을 전했다.

임신이었다.

 

카밀라를 낳은 뒤로
둘째를 계속 시도해 왔지만
번번이 뜻대로 되지 않았던 시간-
카트리나가 떠나고,
집 안의 긴장이 사라진 뒤에야
몸이 먼저 반응한 것 같았다.

아이를 받아준 의사는
제니퍼 버브였다.
차분했고, 일은 정확했다.

이번에는 아들이었다.
이름은 루카 버첼러.

카밀라가 어린이가 되자마자
다시 시작되는 육아.
다이나는 잠시 한숨을 쉬었다.

또다시 기저귀와 밤잠 없는 시간을
처음부터 반복해야 한다는 사실이 쉽지는 않았다.

다이나는 그 질문을 보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로사리오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니나가 같은 집에 있다.
상황은 충분히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트리나는 이런 선택지를 던졌다.

엄마라는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말은 아니었다.
가족을 고려한 질문도 아니었고,
지금의 현실을 반영한 판단도 아니었다.

다이나는 그제야 깨닫는다.
이건 오해나 착각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카트리나는 이미 다른 기준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해하려는 시도는 여기까지였다.

 

 

니나는 발렌티나의 집 창가에 잠시 서 있었다.
시우다드 에나모라다의 밤은 높았고, 불빛은 정직했다.
잘 사는 삶은 이렇게 보이는구나—그 사실이 먼저 들어왔다.

그녀는 니나의 가장 친한 직장 동료다. 

연애상담사, 레벨 2.
열정조수라는 직함은 아직 가볍다.
상담실에서는 남의 마음을 정리해 주면서,
정작 자신의 자리는 늘 임시였다.

로사리오에게서,그리고 카트리나에게서
니나는 오래 참고 오래 물러났다.
상처는 컸지만, 이번에는 방향을 바꾼다.
도망이 아니라 준비 쪽으로.

계좌를 연다.
숫자가 뜬다. 11,716 시몰리온.
아직 멀었다.
목표는 30,000.
독립을 ‘가능’이 아니라 ‘확정’으로 만들기엔, 갈 길이 남았다.

그래도 니나는 계산한다.
매달 얼마를 넣을 수 있는지,
어디를 줄일 수 있는지.
이번엔 감정이 아니라 숫자로 움직이기로 한다.

니나는 요즘 발렌티나와 자주 만난다.
조언을 듣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니나는 발렌티나를 보며 부러움보다 기준을 세운다.
이런 삶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이제는 도망치지 않고 바라본다.

운동을 시작했다.
몸을 움직이면 생각이 줄어든다.
과거에 매달릴 틈도,
누군가의 말에 상처받을 여유도 없다.

집으로 돌아오면 제프리가 기다리고 있다.
작은 손, 엉성한 웃음,
아무 계산 없는 반응.

니나는 그 얼굴을 보며 마음이 잠시 풀린다.

마이클은 니나를 위해 가족여행을 계획했다.
이유를 길게 설명하지는 않았다.
다만 “잠깐 바람 쐬고 오자”는 말 만 남겼다.

덕분에 니나는 코모레비로 향했다.
아이들은 눈과 놀이기구에 정신이 팔렸고,
그 사이 니나는 오랜만에 혼자가 됐다.

온천에 몸을 담그고 있을 때,
니나는 문득 생각했다.
마이클을 처음 봤을 때의 인상은 좋지 않았다.
돈만 많고,
젊은 여자—특히 다이나—에게만 눈이 가는
전형적인 늙은 남자라고 여겼다.

하지만 시간을 함께 보내며 생각이 바뀌었다.
말수가 많지 않고,
필요한 순간에만 개입하며,
무엇보다 니나를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사람으로 대했다.

 

그건 예상 밖이었고,
그래서 더 마음에 남았다.

저녁이 되어 바에 들렀을 때,
니나는 우연히 돈을 마주쳤다.
이번에도 여자와 함께였다.
에바 런드리라는 이름의 여자였다.

둘은 가볍게 웃고 있었고,
돈은 늘 그렇듯 아무 책임도 없는 얼굴이었다.

로사리오는 제프리를 핑계 삼아 말을 걸었지만,
대화는 짧았고 감정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짜증이 났다.
상황보다는, 그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에.

그리고 그 자리에서,
니나는 또 한 번 예상치 못한 인물을 만났다.

카트리나였다.

빨간 드레스를 입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서 있었다.

이번에는 남자를 동반하고 있었다.
마테오라는 이름의 남자였다.

카트리나는 그를
“지금 함께 살고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설명은 거기까지였다.
니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표정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하지만 기분은 명확했다.
좋지 않았다.
정확히는,
깔끔하지 않았다.

카트리나는 여전히 자기 방식대로 살고 있었고,
그 삶은 여전히 주변 사람들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았다.
니나는 그 사실을 새삼 확인했을 뿐이다.

코모레비에서의 주말은 그렇게 지나갔다.
눈은 계속 내렸고,
아이들은 웃었으며,
마이클은 묵묵히 옆에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니나는 결심했다.

더 이상 남의 선택에 흔들리지 않기로.
주어진 역할에만 머무르지 않기로.

마이클 덕분에 얻은 이 짧은 여유를
헛되이 쓰지 않기로 했다.

니나는 다시,
조금 더 단단해진 상태로
일상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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